<마이크로카피-1> UX Writer가 첫 단어를 쓰기 전 알아야 할 것
UX Writing의 바이블이라는 리뷰를 보고 구매한 킨너렛 이프라의 <마이크로카피>
마이크로카피의 잘된 예, 안 좋은 예를 소개하는 풍부한 사례와 실무에 적용 할 수 있는 명확하고 친절한 가이드가 담겨있었어요. 5일만에 재밌게 정독 했네요 :)
실무, 면접, UX Writing 개념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들만 담아봤습니다.
<마이크로카피-1> UX Writer가 첫 단어를 쓰기 전 알아야 할 것
<마이크로카피-2> 타깃 고객을 이해하라
<마이크로카피-3> 개선 전, 개선 후 사례
<마이크로카피-4> 텍스트로 사용성 높이기
순으로 소개할게요.
마이크로카피는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카피입니다. 카피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광고에서 말하는 카피라이팅과는 다릅니다. 또한, 사용자 매뉴얼 같은 길고 전문적인 자료를 작성하는 Technical writing과도 다르죠. 마이크로카피는 디지털 디바이스 및 온라인 서비스의 UI 요소에 포함된 모든 텍스트로, 사용자의 행동과 직접 관련된 단어 또는 문구를 일컬으며 UX Writing의 결과물을 말합니다.
카피 : 마이크로카피 = 빅데이터 : 스몰데이터
카피 & 빅데이터 VS 마이크로카피 & 스몰데이터
마이크로카피 라는 단어는 2009년에 제품디자이너인 조슈아 포터가 블로그에 <Writing Microcopy> 라는 제목의 포스트를 올리면서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는 당시 한 사이트의 전자 상거래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는데 정확한 카피라이팅 하나로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전환을 일으키고 수익을 올린 사례를 얘기합니다.
"온라인 거래의 5~10%가 청구서 주소 입력 에러로 실패하고 있어 금전적 손실이 연이어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청구서 주소 입력 필드 옆에 "신용카드 대금 청구서의 주소와 같은지 꼭 확인해주세요." 라는 문장을 하나 추가했어요. 이렇게 했더니 에러가 사라졌습니다. 정확한 카피라이팅 덕분에 이 문제를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죠."
몇개의 단어만 정확한 위치와 타이밍에 추가함으로써 사용자 경험(UX)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카피가 바로 '마이크로카피(Misrocopy)' 인 것이죠.
마이크로카피에 대한 정의
-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사용자가 취하는 행동에 직접 관련된 단어 또는 문구
- 사용자 행동 이전의 동기부여
- 사용자 행동에 동반되는 지침
- 사용자 행동 이후의 피드백
좋은 마이크로카피는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사이의 단순한 연결 관계를 풍부하고 감동적인 상호 관계로 바꿔 놓는다고 합니다. 이런 마이크로카피를 작성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단계를 눈여겨 보세요.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인 "보이스앤톤" 디자인입니다.
UX Writer는 매번 새롭게 추측하는 대신에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고 그들을 브랜드에 연결하기 위한 핵심 메시지는 물론, 작성할 문구의 보이스앤톤 역시 미리 정의돼 있어야 한다. (36pg)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기획이 선행되어야 하듯, 성공적인 마이크로카피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보이스앤톤을 정의해야 합니다.
디지털 인터페이스에서의 보이스앤톤은 사람과의 연결 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시대 이전, 언어를 통해서 대화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사람뿐이었기 때문에 누군가 언어를 사용해 우리에게 말하면 뇌는 상대방을 그 즉시 사람으로 인식한다고 해요. 자연스럽고 진정성있는 인터페이스 일수록 사용자는 신뢰와 친근함을 느끼게 되는거죠.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가 일관되고 상호 보완적일 때, 사용자는 인터페이스가 똑똑하고 재미있으며 설득력 있다고 느꼈다. 또한, 사용자는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하고 감성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인터페이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사용자는 커뮤니케이션하는 대상의 성격을 신뢰하고 진정성이 있다고 믿을수록 대상이 주는 메시지에 더 많이 설득됐으며 그에 따라 행동하는데 동의했다 (41pg)
보이스앤톤 디자인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방법으로 언어를 규정 할 수 있는데 추 후 인터페이스 내에서 실제 문장(마이크로카피) 으로 적용하는데 중요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합니다.
- 콘텐츠: 사용자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는 무엇일까? 사용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 캐릭터: 사용자 또는 고객와 어떻게 이야기할까? 말투, 격식 정도, 유머수준, 속어 사용 여부, 말하는 속도 등은 어느정도가 적당할까?
기업 혹은 서비스에 맞는 콘텐츠와 캐릭터를 구사하고 싶다면 다음 프로세스를 참고하세요. 시간과 예산이 부족하거나 소규모 사업체나 브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라면 다른 단계는 생략하더라도 2단계와 3단계만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하네요.
보이스앤톤 가이드
보이스앤톤 디자인은 브랜드의 성격과 타깃 고객에 영향을 줄 메시지를 완전하고 정확하게 정의하는 짧은 과정이다. 이 프로세스의 최종 결과물은 마이크로카피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글로 된 보이스앤톤 디자인이다. (카피, 콘텐츠, 소셜 미디어의 상태 업데이트를 쓸 때도, 그리고 브랜드를 대신해 작성한 기타 모든 것에서 사용 할 수 있다.)
1단계: 지금까지 작성된 디자인 및 브랜딩 문서를 읽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핵심 정보를 추려내라.
2단계: 타깃 고객이 하는 말을 듣고 좋은 인용문, 진정성이 느껴지는 문구, 반복해서 사용하는 단어를 추려라. 그런 다음, 어떤 것이 사용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이고, 무엇이 사용자를 떠나게 만드는 요소인지 파악하라.
3단계: 조직의 핵심 인력과 체계적인 그룹 인터뷰를 하라. 인터뷰에서 브랜드와 타깃 고객에 대해 질문하라. 끝날 때 쯤에는 브랜드의 성격을 상세하고 풍부하고 흥미롭게 묘사할 수 있어야 한다.
4단계: 보이스앤톤을 디자인하라.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한 작업 문서로, 실제 마이크로카피 작성 시 가이드로 사용된다.
보이스앤톤 디자인을 완성할 때 쯤, 우리는 브랜드 성격과 타깃 고객의 심리적 동기와 장애물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UX Writer 포지션을 채용하는 기업 면접을 볼 때 이 부분을 말씀드렸는데요, 마이크로카피를 선택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타깃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파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브랜드를 파악하기 위해서 비전과 미션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보세요.
비전을 찾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브랜드의 핵심 인력에게 왜 브랜드가 만들어졌는지 묻는 것이다. 그들이 힘들어하더라도 모든 대답마다 계속 이유를 물어라. 몇 번 반복하면 문제의 핵심을 집어내게 된다.(47pg)
(예시) 마이크로카피 스튜디오, 네말라는 왜 만들어졌는가?
더 좋은 마이크로카피를 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왜? 그렇게 되면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더 즐겁고 인간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왜? 사람들은 하루 대부분은 디지털 인터페이스 앞에서 보내기 때문에 우리의 경험이 더 따뜻하고 즐거워지면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다.
네밀라의 비전: 사람들을 위한 인간적이고 유대감 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디지털 경험을 만들고 그들의 삶을 향상하는 것.
비전과 미션을 파고들다보면 혼란이 올 때도 있죠.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이케아 "
비전: 많은 사람을 위해 더 나은 일상생활을 만드는 것.
미션: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기능적이고 잘 디자인된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제공할 것이다.
"삼성"
비전: 세상에 영감을 불어넣고 미래를 창조한다.
미션: 새로운 기술, 혁신적인 제품과 창조적인 솔루션을 개발한다.
<마이크로카피>에는 브랜드의 비전과 미션 뿐 아니라 가치에 대한 정의도 언급합니다. 브랜드에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다섯 가지 선택하고, 각각을 설명하는 짦은 문장을 1~3줄 작성해놓으면 향 후 브랜드 활동을 인도하고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책에는 116개의 가치 리스트가 나오기도 하는데, 참고용으로 살펴보세요.
비전과 미션을 정의 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성격을 묘사해보세요.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상상해보는거죠.
(질문예시)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방으로 걸어 들어 오는 그/그녀를 처음 본 순간에 드는 세가지 생각은 무엇인가?
-함께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를 더 알아간다면 어떤 것을 더 발견하게 될까?
-"이건 절대 아니야!" 라고 할 만한 것은 무엇일까?
-유머러스한 사람일까? 그렇다면 언제 그런 유머를 사용할까?
답변을 정리하다보면 브랜드의 성격적 특성을 알게 됩니다.
저는 음식 배달 브랜드를 가정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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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20~30세 정도의 대학생 혹은 직장인일거고, 혼자 살면서 밥을 해먹거나 편의점에서 사먹기도 하지만 하루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로 근사한 외식을 하기도 한다. 편안하면서 캐주얼한 옷차림이며 SNS에 익숙하다. 물건을 구매할 때도 리뷰를 꼼꼼히 읽고 구매한다. 친구들과 맛집 정보를 주고 받으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 유명한 맛집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고 대리만족을 하거나 기억해두었다가 찾아가기도 한다.
-> 이런 성격을 보이스앤톤에 반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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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성격은 쾌활함과 친절함을 척도로 삼았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다. 집근처의 맛집부터 멀지만 꼭 가봐야하는 맛집까지 다양하게 추천하되 머릿 속에 음식 퀄리티가 그려지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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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잘 찍은 음식 사진을 보고 인플루언서의 피드를 살펴보게 되듯 음식 맛집을 발견하는 과정은 가볍고 자연스럽게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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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소요 시간 및 배달원의 위치, 가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는 알림 서비스를 전달해 배달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없애도록 하라. 이렇게 하면 브랜드가 배려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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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평가는 수요미식회처럼 진지하지는 않되 나와 같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곳이라는 걸 강조하라. 주관적인 후기를 통해 음식 만족도를 상상 할 수 있도록 후기를 잘 보이게 배치 할 것.
브랜드를 제일 잘 알고 있는 내부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경험하고 조사한 타겟 고객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다보면 훨씬 정교한 보이스앤톤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브랜드의 성격을 파악하여 보이스앤톤에 반영하라고 말했지만, 브랜드의 성격이 곧 사용자의 성격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실제로는 매우 다를 수 있으며 사용자와 맺고자 하는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업 중인 앱이 당뇨병 환자의 식단을 모니터링 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에 관한 것이므로 진지한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 할 수도 있죠. 그러나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해당 서비스를 유머러스하게 풀어서 사용자가 웃음과 유머로 힘든 하루하루를 이겨 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선택되고 디자인된 명확하고 일관된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만 합니다.
브랜드에 대한 보이스앤톤 디자인을 마쳤다면 다음은 타깃 고객입니다.
<마이크로카피-1> UX Writer가 첫 단어를 쓰기 전 알아야 할 것
<마이크로카피-2> 타깃 고객을 이해하라
<마이크로카피-3> 개선 전, 개선 후 사례
<마이크로카피-4> 텍스트로 사용성 높이기